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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l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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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02. 07 - 2020. 03. 06

작가: 강정인
기획: 박지형


재현된 어떤 것들의 재연

마주 보고 있는 두 거울이 있다고 상상해보자. 그리고 그 사이에는 이름 붙이기 애매한 모양을 한 물체들이 늘어져 있다. 이제 그들은 양쪽 거울에 자신을 닮은 환영을 제공할 것이고, 거울 속 이미지와 공간은 도미노처럼 서로를 반사시키며 무한히 이어질 것이다. 필자가 강정인의 작업을 보며 떠올린 풍경이다. 작가는 회화의 독립된 지지체인 평면 안에서만 성립 가능한 룰을 정립시키기보다, 3차원에서 작동하는 물리적 현상이 이미지가 되어 캔버스에 안착하고 그것이 또다시 현실의 물리적 감각으로 반사되어 전이되는 상호작용의 방식에 관심을 둔다. 또한 회화의 단단한 지형지물을 유연하게 넘나드는 조형적 실험이 오늘날 어떤 경험을 생산할 수 있는지에 집중한다. 특히 그의 첫 개인전 《Interlude》는 회화를 포함한 조형 예술의 창작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물리적 재료들의 변형과 서로 간의 교차, 마찰, 접합, 탈각 등의 현상이 평면 위에서 일종의 사건으로 재연(re-enact) 되었을 때의 상황을 다룬다.

박지형(독립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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